며칠째 밥그릇을 거부하고 체중이 빠지는 걸 지켜보는 건 정말 힘든 일입니다.
병원에서 지방간 얘기를 듣고 나서야 처음으로 주사기를 들었는데, 준비도 지식도 없이 시작한 첫 강제급여는 솔직히 아이한테 미안한 기억으로 남았어요.
같은 상황에서 주사기를 처음 드는 분들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해서 적어봅니다.
1. 자세부터 틀렸습니다
도망가지 못하게 하는 것에만 신경 쓰다 보니, 고양이를 눕히거나 고개를 뒤로 꺾은 채 주사기를 밀어 넣었어요.
그게 기도로 넘어가게 만드는 자세였습니다. 사레가 들리고 기침하더니 결국 다 토해냈어요. 당황한 나머지 사람도 누워서 먹으면 체한다는 당연한 걸 그 순간엔 몰랐던 거죠.
네 발로 바닥을 딛은 상태에서 고개만 살짝 드는 자세, 그게 기본입니다.
2. 주사기 방향이랑 양을 틀렸습니다
입 정면으로 들이밀었더니 고양이가 극심하게 저항했고, 마음이 급하다 보니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밀어 넣었습니다.
고양이 입은 생각보다 작아요. 스스로 씹는 상태가 아니라서 양이 많으면 삼키지 못하고 옆으로 다 흘려버립니다. 숨을 헐떡이는 데까지 갔을 때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꼈어요.
주사기는 송곳니 뒤쪽 빈 공간으로 비스듬히 넣어야 하고, 한 번에 0.5cc 미만으로 혀에 살짝 묻혀주는 느낌으로 진행해야 스스로 삼킬 시간이 생깁니다.
3. 사료 농도랑 온도를 신경 안 썼습니다
덩어리가 제대로 안 갈려서 주사기가 자꾸 막혔고, 뚫으려고 힘을 주다가 내용물이 목구멍 안쪽으로 강하게 발사되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해요.
냉장고에서 꺼낸 차가운 사료를 그대로 먹인 것도 문제였어요. 소화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찬 음식이 들어가니 바로 게워냈습니다.
체에 걸러서 덩어리를 없애고, 온도는 사람 체온 정도로 맞추는 것. 이 두 가지만 지켜도 훨씬 달라집니다.
4. 집사가 너무 긴장했습니다
"지금 안 먹으면 큰일 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으니, 손에 힘이 과하게 들어가고 행동에서 다급함이 그대로 묻어났어요.
고양이는 집사 상태를 정말 잘 알아챕니다. 어느 순간부터 주사기만 들면 구석으로 숨고, 저를 보면 하악질을 하기 시작했어요.
신뢰가 깨지니까 급여 자체가 점점 더 어려워졌습니다. 평온하게 접근하는 게 고양이 저항도 줄이고 결국 더 많이 먹이는 길이라는 걸, 한참 뒤에야 알게 됐습니다.

강제급여는 속도전이 아니었습니다
하루 권장량을 채워야 한다는 생각에 양을 억지로 늘렸는데, 결국 구토로 끝났습니다. 안 먹이느니만 못한 결과가 됐어요.
하루 세 번 먹일 걸 대여섯 번으로 쪼개서 아주 조금씩 접근하는 게 위장 부담도 줄고 고양이도 훨씬 덜 힘들어했습니다.
강제급여를 시작했다는 건 이미 많이 약해진 상태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집사의 실수가 아이한테 더 크게 와닿는 시기예요.
정답은 없겠지만, 고양이 몸 구조랑 심리적 한계를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 그게 둘 다 지치지 않고 버텨내는 방법이었습니다.